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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우리 인생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2008년 개봉작의 줄거리, 국내외 반응과 평점, 명대사 및 감상평을 소개합니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줄거리

    이 작품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2년작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지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을 맡은 로맨틱 판타지 드라마 영화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주인공 벤자민 버튼 역을, 케이트 블란쳇은 그의 인생의 연인 데이지 퓰러 역을 연기했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폭풍 전야의 병원에서 임종을 앞둔 노부인, 데이지가 딸 캐롤라인에게 일기장을 읽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됩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스에서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기가 태어납니다. 신생아이지만 외모와 실제 몸 상태가 노인의 상태인 벤자민 버튼은 부모에게서 버려져 요양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생활합니다. 그런데 자라날수록 노인의 모습을 한 벤자민의 외모는 점점 더 젊어지고 건강해졌습니다.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로, 그는 푸른 눈동자를 가진 6세 소녀 데이지, 그의 일생의 연인을 만납니다. 겉모습은 중년, 실제로 청년이 되어가며 세상을 탐험해 가는 벤자민은 마찬가지로 숙녀가 된 데이지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비로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의 아이도 생겨났는데, 딸의 아버지인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치매 증상을 보이는 벤자민은 점점 더 어려져만 가는데요. 결국 그는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실제 노인이 된 데이지의 품에 안겨 눈을 감게 됩니다.

    국내외 반응과 평점

    우선 원작이 다소 영화화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음에도 에릭 로스의 각본은 깔끔했다는 호평입니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데이비드 핀처의 아름다운 영상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에 큰 비약이 없이도 여운과 감동을 준다고 평가받았습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기자는 "실크처럼 매끄럽고 벨벳처럼 우아하다"는 한줄평을 남겼습니다. 국내 평점은 다음 영화에서 8.7점을 받았고, 개봉 당시 누적 관객 1,747,305명을 기록했습니다. 해외 유명 영화 리뷰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전문가지수 71%, 관객 지수는 그보다 조금 높은 80%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생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스토리이다 보니, 관객 호응도가 전문 비평가들의 의견보다 좋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법과 같은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의 꿈과 동화처럼 분위기 있는 작품을 선사한 데에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2009)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모두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이 중에서 미술상, 분장상, 시각효과상 총 3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특수효과 때문에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흥행 수익 대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합니다.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 그리고 감상평

    "난 젊음을 허비했었죠. 인생의 기회가 알아서 찾아오는 줄 알고." 영화의 조연으로, 영국 해협을 건너던 최초의 여성이 되고 싶었던 엘리자베스를 연기한 틸다 스윈튼을 잠시 만날 수 있습니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을 후회하는 그녀의 말에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다시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던 그녀가 전성기보다 훨씬 늦은 나이에 횡단을 성공한 후, TV 인터뷰에서 다시 한 마디를 남기죠. "Anything is possible. (불가능이란 없어요)". 영화 후반, 벤자민은 점점 자신이 어려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산을 다 정리하고 데이지와 딸 캐롤라인을 위해 자취를 감추고 떠나게 됩니다.  떠나면서도 마주하지 못할 딸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 살아가면서 너무 늦거나 이른 건 없단다. 너는 뭐든지 될 수 있어. 꿈을 이루는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지금처럼 살아도 되고, 새 삶을 시작해도 돼... 조금이라도 후회가 생긴다면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하렴." 캐롤라인이 이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울었던 것처럼, 저도 누군가 먼저 살아간 어른이 나를 아끼는 마음에 진솔한 편지를 남겨준 것과 같아서 참 뭉클했었습니다. 저는 5살 딸아이를, 저희 엄마는 95세 외할아버지를 돌보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정말 90세의 차이가 나는 외증손녀와 외증조할아버지가 정신연령, 행동과 돌보기 어려운 점이 비슷할 때가 많아 웃픈 상황이에요. 제 삶을 둘러볼 때마다 종종 이 영화 생각이 나곤 합니다. 무료할 틈이 없이 나의 삶과 행적, 앞으로의 기대를 자꾸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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