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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 준이치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4부작으로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총 2편이 2014-2015년에 걸쳐 소개되었습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잔잔한 사계절 요리 영화입니다. 2018년 개봉한 한국판 리메이크작과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사계절 요리 소개

    모리 준이치 감독의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두 편의 영화로 제작되어 2014년 8월과 2015년 2월에 각각 개봉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연재한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주인공 이치코가 영 적응되지 않는 도시를 떠나 도호쿠의 작은 고향 마을로 귀향하여,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자연이 변화하는 대로 제철 재료를 직접 재배하여 요리하는 내용을 잔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힐링 영화입니다. 먹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느린 호흡의 영화 속 먹거리들을 소개합니다. '여름' 편에서는 스토브 빵, 식혜, 수유나무 잼, 우스터소스와 개암나무 열매로 만든 잼, 멍울풀, 곤들매기 소금구이, 그리고 홀토마토로 만든 파스타가 나옵니다. '가을'로 들어서면 조금 생소한 으름 껍질 볶음, 호두밥, 곤들매기 생선요리, 밤 조림, 고구마 말랭이, 오리 구이, 당근 크림수프, 그리고 푸성귀 볶음이 이어집니다. '겨울'에는 엄마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낫또 떡, 얼린 무 조림, 일본식 도시락 메뉴로 주먹밥 된장구이, 순무 절임과 계란말이, 팥 튀김과 찐빵, 일본식 수제비인 핫토, 난과 차파티를 보여줍니다. 다시 '봄'이 돌아오면 두릅 튀김, 머위 된장과 쇠뜨기 조림, 송어와 달래, 배추꽃 봉오리로 만든 파스타, 양배추 케이크, 감자 요리와 양파 수프를 직접 만들어 먹어 봅니다. 

    힐링 영화 추천 리뷰

    아주 조용한 늦은 밤, 미동도 없는 고요한 어둠 속에서 이 영화 두 편을 연달아 보았었습니다. 당시 아이를 기다리며 몸과 마음이 지친 나를 위로해주고 싶은 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문득 시작한 영화 속에서 군더더기 없는 화면 속에 맛깔난 장면이 이어질 때마다 침을 꼴깍 삼켜가며 숨죽여 영화를 보았던 생각이 납니다. 큰 이벤트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감동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힐링이 필요한 여러분께 조용히 지친 마음을 다독이며 제철 재료와 요리, 그리고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하루 세끼 혹은 간식까지 더 추가하여 우리가 하루 식사를 손수 만들고 챙겨 먹는 과정이 얼마나 근원적이면서도 감사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주인공의 사계절과 요리 과정을 따라가 보며 마치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툭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처음 이 작품을 만난 이후로 마음이 심란하거나 좀 지치는 날에는 손수 요리를 합니다. 주인공처럼 재료 본연의 맛까지 살리진 못해도, 적어도 내가 스스로 준비한 이 한 끼 식사에 대해서는 만족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다독이는 마음으로 당신이 너무 바쁜 일상을 살고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잠시 느리게 걸어 보시기를 추천해 봅니다. 

    일본판과 한국판 리메이크작 비교

    한국에서도 2018년 동명의 리메이크작이 나왔습니다. 임순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배우 등이 출연했습니다. 우선 일본영화와 한국 작품의 가장 큰 차이는 상영시간입니다. 모리 준이치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는 2편으로 나뉘어 총 231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한국판은 103분의 단일 상영 편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할 만한 사계절 요리들을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일본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메뉴와 요리는 전통과 재료 자체의 소개에도 충분히 공을 들여, 그 자체로 진중한 면을 갖습니다. 그리고 한국판은 요리보다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고 차이를 두고자 했다고 합니다. 한국 영화는 주인공 혜원이 친구 재하와 은숙과 교류하는 장면과 관계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대사, 스토리에 음식을 가미한 느낌이라면 일본판에서는 조금 더 재료와 요리 그 자체에 집중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동일하게 동네 친구들이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들 간의 정서적 교류와 대사는 영화를 거들어줄 뿐입니다. 그래서 한국판이 좀 더 밝고 드라마가 있는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일본판에서는 영화 중간중간 화면 속 고양이가 출연하죠. 한국판 영화에서는 귀여운 아기 진돗개 오구가 나옵니다. 아주 귀여운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영화 곳곳에서 씬 스틸러의 모습을 뽐냅니다. 각자의 나라 특색에 맞는 변화를 추구했지만 본질적으로 원작 만화가 주려는 메시지가 탄탄해서 가능한 변주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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